인전자본투자는 근로자 개인차원에선 고용지속성을 높일 수 있고, 직업적 만족도 및 경력관리를 촉진하는데 영향을 주는 주요한 요인이다. 기업적 차원에서는 근로자 생산성 제고 및 산업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혁신적 방안이 될 수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미래 사회 대응, 경제발전, 사회적 통합 등을 위한 전략적인 기능을 하게 된다. 인적자본투자는 단기적인 투자방식으로는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불확실한 사회, 경제 속에서 개인, 기업, 국가 차원의 혁신과 성장 가능성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가 있다.
1. 대학교육과 인적자본 투자
인적자본투자의 대표적 사례는 대학교육 수요에 관련이 있다. 대학교육 수요 측면에서는 '대학교육을 받는 것이 평생 근로소득 증가에 기여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와 관련 있는데,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 이유는 교육열, 사농공상 문화, 학업에 대한 열망, 계층이동 가능성, 신분유지 등 다양하다. 인적자본이론에 따르면 교육은 대표적 인적자본투자의 사례로 비슷한 조건 속 사람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이유는 기대수익을 보장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미래 기대소득 달성을 위해 돈, 시간이라는 비용지출을 당연히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이자를 받기 위해 은행에 돈을 저축하는 것보다, 즉각적인 수익 발생은 안되지만 교육에 투자하면 미래에 기대되는 편익 증가율이 은행이자를 상회하고도 남는 것이다. 장기투자로 인해 편익이 매우 큰 상태에서 할인율까지 높다면, 교육 투자 수익률은 극대화될 것이다. 과거에 대학교육 수요는 고학력일수록 소득곡선이 낮은 학력 사람들보다 높았기 때문이고, 연령, 신용제약 등 요인에 의해 그 차이 더 벌이지고 체감률도 달라지게 된다.
대학교육 수요는 연령, 근로소득, 비용지출 등의 관계를 통해 나타나는데, 대학을 진학하게 되면 근로소득은 발생하지 않고 등록금, 서적구입비, 기숙사비 등 비용지출이 더 큰 반면, 고졸자의 경우에는 대학을 진학하지 않고 취업을 했다면 대학을 다녔을 때의 비용지출이 발생하지 않고, 근로소득이 발생하게 된다. 그럼에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대학교육에 들어간 투자비용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미래에 발생하는 기대수익이 더 크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투자비용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대학진학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고졸의 생애소득이 대졸보다 괜찮다는 고졸의 경제학이 퍼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생애 근로소득에서의 학력효과가 감소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학벌로 대변되는 학력 프리미엄의 완화는 역량에 기초한 사회문화를 조성하는데 기여할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다양한 진로선택권을 확대하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가정환경 및 사회적 지위로 특정 계층을 분리하는 능력주의 변형을 해체할 수 있을 것이다.
2. 인적자본투자와 여성의 경력단절
인적자본투자 관점에서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후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나갔다가 다시 진입하는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을 해석하자면, 여성가족부 실태 조사결과 여성의 경력단절 후 재취업 시 경력단절 여성이 제공받게 되는 시장의 임금은 과거 경력이나 단절기간과 무관하게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이 노동시장 재진입 후 임금 격차가 있음을 확인했는데, 평생 생애소득 관점에서 보면 실제 격차는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여성의 경력단절은 인적자본 투자에 대한 회수가 이뤄지지 않거나, 미회수분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곡선은 3가지 흐름이 있는데, 첫 번째 흐름은 고등학교 졸업 후 또는 대학교 졸업 후 노동시장에 진입해 일자리 종사하고, 정년에 임박해 노동시장에서 퇴장하는 흐름이다. 두 번째 흐름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졸업 후 노동시장에 진입하였다가 30세 이후 노동시장에서 퇴장하였다가, 40세 전후로 다시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면서 새롭게 소득흐름을 창출하고 노동시장에서 퇴장할 때까지 유지하게 되는 흐름이다. 이 흐름은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한 주요한 영향 요인에 의해 경력이 단절되다가 자녀육아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을 때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여성의 노동주기로 볼 수 있다. 재진입 시기 직전에 직업교육훈련기관에 등록해 과거 경력에 맞는 유사직종 선택 또는 새로운 기술교육에 참여하면서 구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인적자본 퇴화 기간은 경력단절 지속기간에 동질화되어 있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인적자본 축적행위(교육훈련 참여, 사회적 관계망 형성, 전문자격 취득 등)는 퇴화를 지연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게 된다.
세 번째 흐름은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졸업 후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결혼 후 가사노동에 종사하면서 경력 단절이 지속되는 경우이다. 때때로 가족 일을 간헐적으로 도우면서 비전속 비임금 근로자로 일하거나 계절적 실업을 반복하면서 일시적 노동 욕구를 충족하는 형태로 경력단절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전형적인 경력단절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반복적인 경력단절 현상을 고착화할 수 있어 인적자본의 손실로 연결될 수가 있다. 세 가지 흐름을 보면 여성의 경력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교육훈련이 중요하고, 교육훈련(인적자본 재투자)을 통해 고용조건과 임금이 개선되며, 여성의 노동공급이 증가하게 된다.
3. 기업의 교육훈련과 인적자본투자
기업 교육훈련은 일반적인 인적자본투자와는 다른 형태를 나타낸다. 채용 직원에 대한 교육훈련은 투자 성격을 띠고, 기업은 노동비용의 일부를 부담한다. 기업은 교육훈련을 통해 직원의 생산성을 향상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이런 투자행위는 임금상승 이상으로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가 한계수입생산성 측면에서 효용성이 높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직원은 기업이 투자비용을 회수할 때까지 이직을 하지 않고, 해당 기업에 계속 종사해야 한다는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기업의 교육훈련은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투자이다.
기업이 직원들의 인적자본을 높이고,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식은 일반 인적자본, 기업특수 인적자본 투자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 인적자본을 투입해 배가하는 교육훈련을 일반훈련이라 하고, 기업 특성에 맞는 교육훈련을 특수훈련이라고 한다. 일반훈련은 어느 기업이나 사업장과 상관없이 통용이 될 수 있는 훈련의 형태로 경영, 영어, 회계, 사무, 생산관리 등의 분야가 해당된다. 특수훈련은 일반적인 기업에서 활용되는 분야가 아니라 기업 고유 사업장에서 활용되는 분야에서 시행한다.
4. 인적자본투자의 시장 및 정부의 실패
노동시장의 불완전성이나 외부환경에 의해 실패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율적인 시장의 기능에 의해 인적자본투자가 촉진되고, 훈련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훈련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데, 인적자본투자를 방관하거나 시장의 자정능력을 지나치게 신봉함으로써 실패 현상은 극대화되기도 한다. 시장실패가 나타나는 원인은 노동시장과 자본시장의 불완전성, 조정실패, 의사결정의 실패 등이 있다.
시장의 실패는 정부 개입을 통해 효율성이 배가될 수 있다. 정부는 보조금 제도를 개편하거나 구인-구직 서비스의 질을 높이거나 신용 대출에 관한 보증 제도를 개선하거나 바우처 제도 등을 신설해서 금전적 어려움 없이 인적자본에 투자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정 분야에서는 보조금을 더 올려주거나 숙련가의 일자리를 창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육훈련기관에 대한 인증 및 관리, 모니터링 제도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노동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자원배분의 왜곡과 시장의 비효율성이 저절로 해결되지 않을 뿐 아니라 때때로 정부 개입 자체가 실패가 되는 정부실패가 발생되기도 한다. 정부실패는 정책결정 과정상 취약성, 부적절한 거버넌스와 책무성을 약화시키는 제도, 제한된 정보체계 등으로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성 바탕으로 공공교육훈련과 공공교육훈련기관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보다 세심한 정책설계 및 실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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